가발 쓰고 그냥 자도 되나요?
가발을 처음 쓰시는 분들에게 정말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이거 쓰고 그냥 자도 돼요?”
하루 종일 가발을 쓰고 있다 보면 잠깐 소파에 눕기도 하고, 침대에 기대어 쉬다가 깜빡 잠들 수도 있습니다. 매번 누울 때마다 가발부터 벗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요.
제가 이 질문을 받으면 보통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잠깐 누워 있는 것과 가발을 쓰고 밤새 자는 것은 다르게 봐야 합니다.
가발을 쓰고 잠깐 누웠다고 해서 바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밤에 몇 시간씩 착용한 채 자는 것은 가능하면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단순히 “베개에 비벼져서 엉키니까”라고만 설명하기에는 조금 부족합니다.
실제로 더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가발을 쓰고 잘 때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건 열입니다
가발을 쓰고 자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문제가 베개와의 마찰입니다.
물론 이것도 맞습니다. 모발이 엉킬 수 있고 끝부분이 거칠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현장에서 더 신경 쓰는 건 열과 압력이 함께 생기면서 가발의 모양이 변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잠을 자는 동안에도 두피에서 열이 납니다.
가발을 착용하고 있으면 그 위를 캡과 모발이 덮고 있고, 여기에 머리를 베개에 대면 가발의 한쪽 면이 계속 눌립니다.
두피에서 올라오는 열과 베개 사이에 머무는 열, 그리고 몇 시간 동안 이어지는 압력이 겹치는 겁니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원래 살아 있던 컬이 눌릴 수도 있고, 뒷머리 볼륨이 납작해질 수도 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모발이 꺾인 상태가 그대로 남기도 합니다.
가발을 쓰고 자는 데서 제가 가장 조심하라고 말씀드리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문제는 다음 날 다시 원래 모양으로 돌리는 겁니다
그냥 조금 눌렸다면 다시 손질하면 되지 않을까 싶을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다시 손질하면 됩니다.
그런데 그 손질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컬이 죽었다면 다시 컬을 잡아줘야 하고, 한쪽으로 눌린 부분은 드라이로 방향을 다시 잡아줘야 합니다.
전문가가 보면 어느 부분을 어느 방향으로 잡아야 하는지 알 수 있지만, 가발 손질이 익숙하지 않은 분이 원래 디자인과 비슷하게 되돌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처음에는 어디까지 열을 줘야 하는지, 어느 방향으로 드라이해야 하는지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잘못 손질하면 눌린 부분을 펴려다가 오히려 반대쪽까지 모양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애초에 밤새 눌리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편합니다.
인모는 샴푸 후 어느 정도 돌아올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인모와 인조모의 차이가 꽤 크게 나타납니다.
인모 가발은 잠을 자면서 한쪽이 눌렸더라도 샴푸를 하고 다시 건조하면 눌려 있던 형태가 어느 정도 풀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처음 스타일 그대로 자동으로 완성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컬이나 볼륨을 다시 잡기 위해 드라이나 손질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도 실제 사람의 모발과 비슷하게 물에 젖었다가 다시 건조되는 과정에서 눌려 있던 형태가 어느 정도 리셋될 여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인모는 상대적으로 다시 손질할 수 있는 여지가 조금 더 있습니다.
인조모는 열로 모양이 변하면 샴푸만으로 돌아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조모는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인조모 가발은 제작할 때 열을 이용해 컬과 방향을 만들어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착용한 상태에서 열과 압력을 오래 받으면서 모양이 변해버리면 샴푸를 한다고 원래 형태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부분을 모르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뒷머리가 납작해졌거나 컬이 이상한 방향으로 꺾였는데 “한번 감으면 다시 돌아오겠지” 하고 세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열에 의해 형태 자체가 바뀐 것이라면 샴푸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결국 다시 열을 이용해 컬이나 방향을 잡아줘야 합니다.
그런데 인조모는 제품마다 열에 반응하는 정도와 사용할 수 있는 온도가 다릅니다.
온도를 너무 높게 쓰거나 한 부위에 열을 오래 주면 모발이 더 심하게 변형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조모 가발일수록 가능하면 밤에는 벗고 자는 편을 권합니다.
잠깐 눕는 것까지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가발을 쓰고 있는 동안 절대로 눕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소파에서 잠깐 기대어 쉬거나 침대에 누워 잠시 휴식을 취하는 정도까지 너무 예민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몇 분 누웠다고 가발 컬이 바로 망가지거나 형태가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여기서도 한 가지는 봐야 합니다.
뒷머리와 목덜미가 베개에 어떻게 닿아 있는가입니다.
특히 중단발이나 긴머리 가발은 모발이 목과 베개 사이에 깔리기 쉽습니다.
그 상태에서 고개를 좌우로 계속 움직이면 마찰이 생기고 모발이 엉킬 수 있습니다.
인조모는 목덜미처럼 마찰이 많은 부분에서 먼저 거칠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잠깐 눕는 것은 괜찮지만, 모발을 깔고 누운 상태에서 계속 뒤척이는 것은 가능한 한 줄이는 편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몇 분까지 괜찮은 걸까?
가끔 이런 질문도 받습니다.
“10분 정도는 괜찮나요?”
“한 시간 낮잠은요?”
그런데 가발에서는 시간을 몇 분 단위로 잘라서 기준을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30분 동안 거의 움직이지 않고 누워 있는 사람도 있고, 10분 동안 고개를 계속 돌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짧은 단발 가발과 긴 웨이브 가발도 조건이 다릅니다.
두피에서 열이 많이 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재는 것보다는 열과 압력이 얼마나 오래 쌓이는지, 모발이 베개와 얼마나 많이 마찰하는지를 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잠깐 쉬는 것과 아예 밤새 취침하는 것을 구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밤새 자면 목덜미 엉킴도 함께 생길 수 있습니다
열 다음으로 신경 써야 하는 것이 마찰입니다.
사람은 자는 동안 생각보다 많이 움직입니다.
고개를 좌우로 돌리고, 자세를 바꾸고, 베개에 머리를 비비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가발 뒷부분은 베개와 계속 닿습니다.
특히 목덜미 쪽 모발은 베개뿐 아니라 목과 잠옷에도 닿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겉으로 보이는 부분보다 뒷머리 안쪽이나 목덜미가 먼저 엉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번 잤다고 바로 가발이 못 쓰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런 일이 매일 반복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밤새 엉키고, 아침에 다시 빗어서 풀고, 또 밤에 비비고, 다시 풀다 보면 결국 모발이 받는 부담도 커집니다.
컬과 볼륨이 눌리는 위치도 매번 다를 수 있습니다
가발 스타일은 전체적으로 균일하게 눌리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자는 자세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른쪽으로 누워 자는 사람은 오른쪽 측면과 뒷부분이 더 눌릴 수 있고, 천장을 보고 자는 사람은 후두부 쪽 볼륨이 많이 눌릴 수 있습니다.
정수리 볼륨이 살아 있는 제품이나 웨이브가 들어간 가발이라면 이런 차이가 더 눈에 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밤새 착용한 다음 날 가발을 보면 한쪽은 괜찮은데 반대쪽만 이상하게 눌려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걸 다시 좌우 균형에 맞게 손질하는 것도 일반 사용자에게는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캡과 클립도 밤새 눌리면 불편할 수 있습니다
모발만 볼 것은 아닙니다.
전체가발 안쪽에는 두상에 맞게 잡아주는 캡이 있고 제품에 따라 조절밴드나 클립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낮에 가발을 쓰고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와 베개에 머리를 대고 있을 때는 압력이 들어오는 방향이 다릅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았던 부분도 옆으로 누우면 한쪽에 압력이 몰릴 수 있습니다.
특히 관자놀이나 귀 위쪽이 원래 조금 타이트하게 느껴지는 가발이라면 몇 시간 동안 같은 위치가 눌리는 것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착용감 면에서도 밤에는 벗어두는 편이 낫습니다.
모르고 가발을 쓴 채 잠들었다면?
이 부분은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소파에서 깜빡 잠들었거나 하루 정도 가발을 쓰고 잤다고 해서 바로 제품에 큰 문제가 생겼다고 볼 필요는 없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뒷머리와 목덜미를 확인해보십시오.
엉킨 부분이 있다면 위에서부터 빗으로 잡아당기지 말고 끝부분부터 조금씩 풀어줍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컬과 볼륨도 한번 봅니다.
특정 부분이 눌려 있더라도 무작정 뜨거운 드라이 바람부터 대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특히 인조모라면 사용할 수 있는 열 온도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별다른 변형이나 엉킴이 없다면 평소처럼 사용하셔도 됩니다.
한 번 실수한 것보다 그 상태를 매일 반복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어쩔 수 없이 가발을 쓰고 자야 한다면
여행이나 이동 중이거나 바로 가발을 벗기 어려운 상황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몇 가지라도 부담을 줄여주는 편이 좋습니다.
가장 먼저 젖은 상태로 자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모발이 젖어 있는 상태에서는 서로 붙고 엉키기 쉽고, 여기에 두피의 열과 베개 압력까지 더해지면 관리가 더 어려워집니다.
긴머리는 베개 밑에 그대로 깔리지 않도록 느슨하게 정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너무 꽉 묶으면 모발과 캡에 또 다른 힘이 걸릴 수 있으니 세게 묶을 필요는 없습니다.
마찰이 적은 베개 커버를 사용하는 것도 엉킴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이 가발을 쓰고 자도 아무 문제가 없게 만들어주는 것은 아닙니다.
어쩔 수 없이 착용한 채 자야 할 때 부담을 조금 덜어주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맞습니다.
부착해서 며칠씩 사용하는 가발은 기준이 조금 다릅니다
여기까지 설명한 내용은 일반적으로 착용하고 벗을 수 있는 전체가발을 기준으로 합니다.
접착 방식이나 별도의 고정 방식으로 일정 기간 계속 착용하도록 설계된 제품은 관리 기준 자체가 다를 수 있습니다.
이런 제품까지 무조건 밤마다 떼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제품의 구조와 고정 방식, 착용 기간을 어떻게 전제로 만든 제품인지에 따라 관리 방법이 달라집니다.
같은 가발이라고 해도 착용 방식이 다르면 취침 기준 역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가 매장에서 이 질문을 받으면 이렇게 답합니다
“잠깐 누워 계시는 건 괜찮아요. 그런데 밤에 주무실 때는 가능하면 벗고 주무세요.”
저는 이 정도가 가장 현실적인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발을 썼다고 소파에 한 번 눕는 것까지 신경 쓰면서 생활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밤새 몇 시간 동안 착용하는 것은 잠깐 눕는 것과 조건이 다릅니다.
특히 제가 더 신경 쓰는 것은 두피와 베개 사이에서 열과 압력이 계속 쌓이면서 가발의 컬과 형태가 변하는 것입니다.
인모라면 세탁하고 다시 손질하면서 어느 정도 회복시킬 여지가 있지만, 인조모는 열에 의해 형태가 바뀌면 샴푸만으로는 돌아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결국 다시 컬을 잡거나 드라이로 형태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가발 손질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라면 그 과정이 더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하루가 끝나고 이제 정말 잘 시간이라면 가발은 벗어서 가볍게 정리한 뒤 가발걸이에 올려두는 편이 좋습니다.
다음 날 다시 착용했을 때도 그게 훨씬 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