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리는 풍성해졌는데, 왜 얼굴은 더 처져 보일까요?
정수리 숱이 줄기 시작하면 가발을 고를 때도 정수리부터 봅니다. 여기만 채우면 훨씬 나아 보일 것 같으니까요. 실제로 비어 있던 자리에 높이가 생기면 인상은 확실히 달라집니다.
그런데 막상 쓰고 나면 머리는 풍성해졌는데 얼굴이 더 길어 보이거나, 턱선이 전보다 무거워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답부터 드립니다. 원인은 정수리 높이가 아닙니다. 가발에서 가장 무거운 선이 턱과 같은 높이에 놓여 있어서입니다. 위에는 볼륨이 생겼는데 아래에도 무게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얼굴은 위아래로 늘어나 보입니다.
중년 이후에는 머리의 변화와 얼굴선의 변화가 따로 가지 않습니다. 정수리만 예전 실루엣으로 돌려놓는다고 전체 인상이 따라오지는 않습니다.
정수리만 높아지면 머리와 턱 사이가 더 길어 보입니다
정수리 볼륨을 높이면 머리의 가장 높은 지점이 위로 올라갑니다. 그건 괜찮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관자놀이와 귀 옆은 붙어 있고, 턱선 쪽에는 무게가 남아 있습니다. 위에는 볼륨이 생겼는데 중간은 좁고 아래에서 다시 무게가 나타납니다. 정면에서 보면 머리와 얼굴이 함께 길어진 것처럼 보입니다.
정수리 볼륨을 어디에 둘지는 No.110에서 다뤘습니다. 이 글은 그 아래, 턱선을 봅니다.
턱선이 내려와 보이는 건 살이 빠져서가 아닙니다
턱선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면 대부분 얼굴부터 탓합니다. 그런데 머리에서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은 턱 주변이 아니라 옆머리입니다.
옆머리는 얼굴의 가로 폭을 만드는 자리입니다. 여기에 두께가 있으면 얼굴 옆선과 턱선이 한 덩어리로 묶여 보입니다. 옆머리가 얇아지면 그 묶음이 풀리고, 턱에서 목으로 내려가는 선만 혼자 남습니다. 살이 크게 빠지지 않았는데 턱선이 내려와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러니 턱선이 신경 쓰인다고 얼굴을 더 가리는 쪽으로 가면 방향이 어긋납니다. 가릴 게 아니라, 얇아진 옆머리에 폭을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턱선을 가리려고 옆머리를 얼굴에 붙이면 더 무거워집니다
턱선이 신경 쓰이면 옆머리를 앞으로 내려 얼굴을 가립니다. 처음에는 효과가 있어 보입니다. 정면에서 볼이 가려지고 턱도 덜 보이니까요.
하지만 옆머리가 얼굴에 붙으면 머리의 가로 폭이 사라집니다. 정수리는 위로 솟아 있고 귀 옆은 납작한데, 머리끝만 턱을 감싸는 모양이 됩니다.
그러면 시선이 아래쪽 끝선으로 모입니다. 가리고 싶었던 턱선에 무게를 하나 더 얹는 셈입니다. 얼굴을 얼마나 가렸느냐보다, 옆선에 공간이 얼마나 남아 있느냐를 봐야 합니다.
옆볼륨은 턱 바로 옆이 아니라 광대 아래에서 시작합니다
No.112에서는 관자놀이, 광대 옆, 턱선 옆 세 곳을 직접 비교해 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답을 미리 정하지 말라고요. 턱선이 내려와 보이는 경우에는 그 비교 결과가 대체로 한쪽으로 모입니다.
가장 넓은 폭은 광대 아래에서 귀 옆으로 이어지는 구간에 둡니다. 턱과 같은 높이에 폭이 몰리면 하관이 무거워집니다. 그 구간에서 한 번 부드럽게 넓히고, 턱선으로 내려오면서 좁힙니다. 위아래로 길쭉한 타원이 아니라, 얼굴 중간에서 한 번 넓어졌다가 아래에서 정리되는 모양입니다.
이 작은 위치 차이가 얼굴의 무게중심을 위로 올려놓습니다. 광대 높이와 두상은 사람마다 다르니, 최종 위치는 No.112의 방법으로 직접 비교해서 정하세요.
끝선이 턱과 정확히 만나면 시선이 거기서 멈춥니다
보브나 단발가발은 끝선이 턱과 같은 위치에서 두껍게 멈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얼굴형에 따라서는 아주 깔끔한 디자인입니다.
턱선의 무게감이 이미 신경 쓰이는 분에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가발에서 가장 무거운 선과 얼굴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선이 같은 높이에서 만나면, 시선이 거기 묶입니다.
길이 자체보다 중요한 건 가발의 가장 무거운 선이 얼굴의 어느 부분과 겹치느냐입니다.
가발 머리끝이 턱선보다 위인지 아래인지로 봅니다
기준선은 하나입니다. 턱선입니다. 가발 머리끝이 그 선보다 위에서 끝나는지, 그 선에 걸치는지, 그 선을 지나 내려가는지. 이 셋이 전혀 다른 인상을 만듭니다.
턱선보다 위에서 끝나면 턱과 목이 드러나 인상이 가벼워지고 목선이 길어 보입니다. 대신 턱에서 목으로 내려가는 선이 그대로 보입니다. 그 선이 신경 쓰이는 분이라면 옆머리를 얇게 만들지 마세요. 옆에 폭이 남아 있어야 짧은 길이가 삽니다.
턱선에 걸쳐 끝나면 얼굴을 가장 또렷하게 정리해 줍니다. 대신 시선이 턱에 모입니다. 이 길이로 가신다면 끝선을 일자로 두지 마세요. 얼굴 옆에 가벼운 층을 넣어 무게를 나눕니다.
턱선을 지나 내려가면 시선이 턱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끝부분이 어깨 가까이에서 다시 뭉치면 이번엔 아래가 무거워지니, 끝선 두께를 함께 봅니다.
셋 중 무엇을 고를지는 얼굴선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평소 옷차림, 목선, 본머리 숱까지 같이 봅니다.
정수리 볼륨을 낮추라는 말이 아닙니다
오해하기 쉬운 부분입니다. 턱선이 내려와 보인다고 정수리 볼륨을 없앨 이유는 없습니다. 정수리 숱이 줄었다면 필요한 만큼 채웁니다.
한 점에 몰아넣지 않는 게 핵심입니다. 정수리는 가볍게 살리고, 관자놀이에서 귀 위까지 잇고, 광대 주변에 폭을 남기고, 턱으로 내려올수록 무게를 정리합니다. 정수리를 높이는 작업이 아니라, 전체 실루엣 안에서 정수리의 자리를 잡는 작업입니다.
정수리와 귀 위, 턱선이 끊기지 않았는지 봅니다
가발을 쓴 뒤 볼 곳은 세 군데입니다. 각 부분이 얼마나 풍성한가가 아니라, 세 곳이 서로 이어져 있는가를 봅니다.
정수리에서 귀 위로 내려오는 사이가 갑자기 꺼지지 않았는지 봅니다. 정수리만 둥글게 솟고 그 아래가 비면, 가발이 머리 위에 따로 올라가 있는 느낌이 납니다.
귀 위에서 광대 옆으로 이어지는 구간에 폭이 남아 있는지 봅니다. 이 구간이 살아 있으면 정수리가 높지 않아도 머리 전체가 풍성해 보입니다.
옆머리 끝이 턱 주변 한곳에 몰려 있지 않은지 봅니다. 끝이 모이면 위쪽이 아무리 자연스러워도 아래가 무거워집니다.
세 구간이 부드럽게 이어지면 볼륨이 크지 않아도 자연스럽습니다. 한 곳이라도 끊기면 그 지점부터 가발이 먼저 보입니다.
가발을 쓰고 더 나이 들어 보인다면 실루엣을 확인하세요
가발을 쓰는 목적은 머리숱을 최대한 많아 보이게 만드는 데 있지 않습니다. 중년 여성은 특히 그렇습니다.
본머리보다 지나치게 높은 정수리, 너무 두꺼운 옆머리, 턱에서 뚝 끊기는 무거운 끝선. 이 셋이 한꺼번에 들어가면 가발의 존재가 먼저 보입니다.
자연스러운 가발은 지금의 얼굴과 본머리에 맞춰 전체 비율을 다시 짜는 헤어디자인입니다. 한 곳을 크게 바꾸는 제품이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턱선이 내려와 보이면 짧은 가발은 피해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길이보다 끝선이 어디에서 가장 무거워지는지가 중요합니다. 턱과 정확히 겹치는 무거운 선만 피하면 짧은 길이도 잘 맞습니다.
정수리 볼륨이 낮은 가발을 골라야 하나요?
높이만 보고 고를 일은 아닙니다. 필요한 볼륨은 그대로 두고, 그 볼륨이 옆머리와 뒤통수까지 이어지는지를 봅니다.
얼굴선을 가리려면 가발 숱이 많은 게 낫지 않나요?
숱이 많으면 얼굴 주변에 부피가 생겨 오히려 무거워 보입니다. 전체 숱의 양보다, 필요한 위치에 폭을 만드는 쪽이 먼저입니다.
이미 산 가발의 끝선이 턱에 딱 맞는데 어떻게 하나요?
길이부터 줄이지 마세요. 얼굴 옆쪽 무게를 먼저 덜어 봅니다. 끝선을 자르면 되돌릴 수 없지만, 옆의 층으로 무게를 나누는 것만으로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도 남으면 그때 길이를 조정합니다.
마무리: 정수리를 젊게 만드는 것보다 전체 비율이 먼저입니다
턱선이 예전과 달라 보이고 머리숱도 줄기 시작하면, 두 가지를 따로 떼어 생각하게 됩니다. 얼굴은 얼굴대로, 머리는 머리대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거울에 보이는 인상은 둘을 나눠 보지 않습니다. 정수리를 높였을 때 얼굴과 어떤 비율이 되는지, 옆머리가 어디에서 넓어지는지, 끝선의 무게가 턱 주변에 몰리는지. 이 셋이 함께 움직입니다.
중년 여성에게 자연스러운 가발은 정수리가 가장 높은 가발이 아닙니다. 정수리에서 옆선, 턱선까지 이어지는 실루엣이 가장 자연스러운 가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