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발이 상한 게 아니라 원래 그렇게 만들어진 경우가 있습니다
안쪽에서 짧고 부스스한 모발이 나오면 대부분 불량이나 엉킴으로 보십니다. 그런데 그건 볼륨을 세우려고 일부러 넣은 구조인 경우가 많습니다. 억지로 펴거나 잘라내면 그 가발의 볼륨이 무너집니다.
관리 용어를 알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손상이고 어디부터가 설계인지 구분이 서야 대응이 달라집니다. 이번 편은 세척과 빗질, 손상 현상과 수선, 스타일과 컬러 표기 순서로 정리합니다.
세척과 빗질에 쓰는 용어 여섯 가지
위그 캡·라이너 (Wig Cap / Liner)
가발 아래에 먼저 쓰는 얇은 내피입니다. 본인 머리를 납작하게 정리하거나 두피와 캡 사이에 한 겹을 두는 역할을 합니다.
모두에게 필요한 물건은 아닙니다. 모발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는 봉제선이나 밴드가 피부에 배기지 않는지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가발 전용 샴푸 (Wig Shampoo)
가발 섬유와 베이스에 맞춰 쓰는 세정제입니다. 전용이라는 말이 모든 가발에 두루 쓰인다는 뜻은 아닙니다.
인모용과 인조모용의 세척 방식이 다릅니다. 본인 머리 감듯 두피에서 거품을 내며 문지르는 방식은 매듭과 베이스에 부담을 줍니다.
컨디셔너·리브인 (Conditioner / Leave-In)
마찰과 건조함을 줄이고 빗질이 잘 되게 하는 관리 제품입니다. 헹궈내는 것과 바르고 두는 것이 있습니다.
손으로 심은 인모 제품에서 중요한 주의점이 있습니다. 컨디셔너를 뿌리와 매듭에 직접 많이 바르면 매듭이 느슨해져 모발이 빠질 수 있습니다. 제조사들이 모발 끝 위주로 바르라고 안내하는 이유입니다.
가발 스탠드·자연건조 (Wig Stand / Air Dry)
세척 후 형태를 지키며 통풍으로 말리는 방법입니다.
손으로 심은 제품은 젖은 상태에서 캡이 늘어나기 쉽습니다. 젖은 캡을 단단한 마네킹에 팽팽하게 씌워 말리는 것도 피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내열 섬유라도 세척 후 건조는 스타일링과 별개의 규칙이 적용됩니다.
와이드투스 콤 (Wide-Tooth Comb)
빗살 간격이 넓어 모발을 덜 잡아당기며 엉킴을 푸는 빗입니다.
촘촘한 브러시와 목적이 다릅니다. 컬이 있는 제품은 과하게 빗기보다 손가락으로 컬을 다시 잡아주는 편이 형태 유지에 낫습니다.
디탱글링 (Detangling)
작은 엉킴을 큰 뭉침으로 번지기 전에 풀어내는 관리 과정입니다.
끝에서 시작해 조금씩 위로 올라가는 것이 원칙입니다. 베이스를 한 손으로 받쳐 매듭에 힘이 직접 가지 않게 하시면 모발 빠짐이 줄어듭니다.
손상과 수선에 쓰는 용어 네 가지
열 스타일링 (Heat Styling)
드라이어와 고데기, 컬링기로 형태를 바꾸는 작업입니다. 인모와 제조사가 명시한 내열 인조모에서 가능합니다.
일반 인조모에 열을 쓰면 녹거나 되돌릴 수 없는 손상이 생깁니다. 내열 섬유도 최고 허용 온도가 아니라 그보다 낮은 온도에서 시작하시고, 안쪽 잘 안 보이는 자리에 먼저 시험해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셰딩 (Shedding)
베이스에서 모발이 빠져나오는 현상입니다. 소량은 구조상 생길 수 있습니다.
갑자기 많이 빠진다면 매듭이 약해졌거나 베이스가 상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매듭에 컨디셔너를 직접 바르지 않는 관리 지침이 여기와 이어집니다.
탱글링·매팅 (Tangling / Matting)
모발끼리 얽혀 빗이 걸리는 것이 탱글링이고, 더 심해져 눌린 덩어리처럼 되는 것이 매팅입니다.
긴 모발과 옷깃이 닿는 목덜미가 주로 시작 지점입니다. 탱글링 단계에서 넓은 빗과 알맞은 관리제로 풀어주면 매팅까지 가지 않습니다.
레이스 수선·리벤틸레이션 (Lace Repair / Re-Ventilation)
찢어진 레이스나 모노를 보강하고, 빠진 자리에 모발을 다시 심어 밀도와 헤어라인을 되살리는 작업입니다.
원래의 매듭 크기와 방향, 숱, 색을 맞춰야 수선 자국이 덜 보입니다. 손상이 크면 수선보다 교체가 합리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스타일에 쓰는 용어 아홉 가지
밀도 (Density)
가발에 심긴 모발의 양, 또는 눈으로 보이는 풍성함입니다.
100%, 130%, 150% 같은 숫자가 레이스 가발 시장에서 쓰이지만, 이 수치가 업체 간에 같은 기준으로 통일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정확한 단위가 제시되지 않으면 숫자끼리 절대 비교하지 마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퍼머티즈 (Permatease)
뿌리 부근에 짧고 구불구불한 모발을 일부러 심어, 위쪽 모발이 눌리지 않고 볼륨이 서게 만든 구조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그 부분입니다. 손상이나 엉킴이 아니라 설계입니다. 억지로 펴거나 잘라내면 볼륨 구조가 무너집니다.
베이비 헤어 (Baby Hair)
헤어라인 앞쪽에 짧고 가는 잔머리를 배치해 경계를 덜 도드라지게 만드는 연출입니다.
길이나 양이 과하면 오히려 인위적으로 보입니다. 젤이나 접착제를 반복해 두껍게 올리면 레이스가 오염되고 피부가 자극받을 수 있습니다.
프리플럭드 헤어라인 (Pre-Plucked Hairline)
제조 단계에서 앞 헤어라인의 모발을 일부 미리 뽑아, 빽빽한 벽처럼 보이지 않게 숱을 성기게 만든 것입니다.
어느 정도까지 솎았는지는 규격이 없습니다. 직접 더 뽑으시면 레이스가 상하거나 빈 자리가 생길 수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하셔야 합니다.
뱅·프린지 (Bangs / Fringe)
이마를 덮는 앞머리입니다. 두 단어는 지역에 따라 다르게 쓸 뿐 같은 것을 가리킵니다.
앞머리가 있으면 실제 헤어라인이 가려져 레이스 경계를 덜 신경 써도 됩니다. 인모는 자르면 되돌릴 수 없으니 원하는 길이보다 조금 길게 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보브 (Bob)
턱선이나 목 주변 길이의 단발 실루엣입니다. 각을 준 형태부터 층을 넣은 형태까지 변형이 많습니다.
긴 머리보다 목덜미 마찰이 적어 엉킴 관리가 수월한 편입니다.
픽시 (Pixie)
귀와 목덜미를 짧게 정리하고 윗부분에 질감을 남긴 아주 짧은 스타일입니다.
가볍고 목덜미 마찰이 적으며 손으로 형태를 잡기 쉬워 일상 착용에 실용적입니다.
레이어드 컷 (Layered Cut)
길이에 층을 만들어 무게를 분산하고 움직임과 볼륨을 조절하는 커트입니다.
숱이 많은 가발의 부피를 줄이거나 얼굴형에 맞추는 데 쓰입니다. 캡이 비칠 정도로 숱을 치면 되돌리기 어려우니, 특히 토퍼가 본인 머리와 섞이는 자리는 전문가 커트가 안전합니다.
웨이브·컬 패턴 (Wave / Curl Pattern)
직모, 웨이브, 컬, 코일처럼 모발의 형태와 컬 강도를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인조모는 공장에서 잡아둔 컬 형태를 유지하기 쉽고, 인모는 물과 습도, 열에 반응합니다. 컬 제품은 빗질 후 손가락으로 다시 감아 형태를 잡아주면 오래 갑니다.
컬러 표기 세 가지
가발 컬러 코드 (Wig Color Code)
기본색과 혼색, 뿌리색을 숫자와 문자로 조합해 표시하는 체계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아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숫자 체계가 비슷해 보여도 브랜드마다 실제 색이 같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어느 곳의 6번과 다른 곳의 6번은 다른 색일 수 있습니다. 조명과 섬유, 화면에 따라서도 달라 보이니 실물 색상 견본으로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루티드·셰이디드 (Rooted / Shaded)
뿌리 영역을 본체보다 어둡게 만들어 자연스러운 깊이를 주는 색상 기법입니다.
밝은 색의 단조로움을 줄이고 가르마에 입체감을 만듭니다. 이 기법을 표시하는 기호가 브랜드마다 달라, 다른 곳의 표기로 그대로 바꿔 읽을 수 없습니다.
믹스·하이라이트·로우라이트·티프트 (Mix / Highlight / Lowlight / Tipped)
여러 색을 어디에 어떻게 분포시켰는지를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믹스는 전체 혼합, 하이라이트는 밝은 가닥, 로우라이트는 어두운 가닥, 티프트는 끝부분의 색 변화를 가리킵니다.
위치로 구분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루티드는 뿌리, 티프트는 끝, 믹스는 전체입니다. 브랜드 고유 기호가 붙는 경우도 많아 문자만 보고 일반적인 뜻으로 단정하시면 안 됩니다.
손상과 설계를 구분하는 기준
가발에 이상이 생긴 것 같을 때 세 가지를 먼저 보시면 됩니다.
| 증상 | 설계일 때 | 손상일 때 | 구분하는 법 |
|---|---|---|---|
| 안쪽에 짧고 부스스한 모발 | 퍼머티즈 | 모발이 중간에서 끊어진 것 | 뿌리 부근에 고르게 있으면 설계, 한 자리에 몰려 있으면 손상 |
| 모발이 빠짐 | 소량 셰딩 | 매듭이나 베이스 약화 | 뿌리째 빠지면 셰딩, 중간이 끊기면 손상 |
| 엉킴 | 없음 | 탱글링에서 매팅으로 진행 | 빗이 걸리는 정도면 풀 수 있고, 눌린 덩어리면 수선 영역 |
짧은 모발이 안쪽에서 나오면 위치를 봅니다. 뿌리 부근에 고르게 있으면 퍼머티즈일 가능성이 높고, 한 자리에 몰려 끊어져 있으면 손상입니다.
모발이 빠지면 어디서 빠지는지를 봅니다. 뿌리째 빠지면 셰딩이고, 중간이 끊어지면 손상입니다. 원인과 대응이 다릅니다.
엉킴은 진행 정도를 봅니다. 빗이 걸리는 정도면 넓은 빗으로 풀 수 있고, 눌린 덩어리가 됐다면 스스로 풀려다 더 상하기 쉬워 수선을 알아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정리
관리 용어는 세척과 빗질, 손상 현상, 수선으로 나뉩니다. 스타일 용어는 숱과 볼륨 구조, 커트와 컬, 색상 표기로 나뉩니다.
퍼머티즈는 손상이 아니라 설계이고, 셰딩과 끊어짐은 다른 현상입니다. 밀도 퍼센트와 컬러 코드는 브랜드 간 통일된 기준이 아니라는 점도 함께 기억해두시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안쪽에 짧고 부스스한 모발이 있는데 불량인가요?
뿌리 부근에 고르게 있다면 볼륨을 세우려고 넣은 퍼머티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펴거나 잘라내면 볼륨이 무너집니다. 한 자리에 몰려 끊어져 있다면 그건 손상입니다.
가발에 컨디셔너를 발라도 되나요?
모발 끝 위주로 바르시면 됩니다. 뿌리와 매듭에 직접 많이 바르면 매듭이 느슨해져 모발이 빠질 수 있습니다.
모발이 빠지는데 정상인가요?
소량은 구조상 생깁니다. 갑자기 많이 빠지면 매듭이나 베이스가 상했다는 신호일 수 있어 확인이 필요합니다. 뿌리째 빠지는 것과 중간이 끊어지는 것은 원인이 다릅니다.
밀도 150%가 130%보다 확실히 풍성한가요?
같은 곳에서 만든 제품끼리는 비교가 됩니다. 다른 업체끼리는 기준이 달라 숫자만으로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정확한 단위가 표시되어 있지 않으면 숫자를 절대값으로 보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컬러 코드가 같으면 같은 색인가요?
아닙니다. 브랜드마다 색 체계가 달라 같은 번호라도 다른 색일 수 있습니다. 실물 견본으로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